10월이 시작되고 판이 바뀌었다. 9월 FOMC 직후까지 50% 안팎이던 10월 추가 인상 확률은 이제 동결 쪽으로 기울어 있다. 판을 바꾼 것은 화려한 발표가 아니라, 10월 첫주에 조용히 확인된 두 개의 숫자였다. 이번 글에서는 그 두 숫자가 무엇을 바꿨는지, 그리고 10월 29일 새벽까지 남은 세 개의 관문을 짚어본다.
1. 판을 바꾼 두 개의 숫자
첫 번째는 9월 고용보고서다. 10월 2일 밤 발표된 비농업 신규 고용은 2만 9천 명. 전월보다 10만 명 이상 급감한 수치로, 뉴욕 증시는 '딱 적당히 나빴던 고용'에 오히려 강세로 마감했다. 왜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 되는가 — 연준이 인상을 멈춰야 할 이유를 데이터가 만들어줬기 때문이다. 국채 시장은 고용 급감에 '반색'하며 매수로 반응했다.
두 번째는 8월 근원 PCE다. 9월 30일 발표된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는 전월 대비 +0.2%로 시장 예상치(0.3%)를 밑돌았다. 전년 대비로도 근원 3.0%, 전체 3.4%로 7월(근원 3.3%, 전체 3.7%)보다 한 계단 내려왔다. 두 달 연속 높던 물가 경보가 처음으로 꺾인 신호다.
고용은 식고, 물가는 누그러졌다. 인상의 두 축이 동시에 약해지자 CME 페드워치의 10월 동결 확률은 64%까지 올라갔다. 9월 회의 직후 '젓가락처럼 반반'이던 확률이 열흘 만에 기울어진 것이다.
2.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— 남은 세 개의 관문
동결 확률 64%는 안전권이 아니다. 36%의 인상 확률은 여전히 의미 있는 꼬리이고, 점도표는 연내 1회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. 10월 29일 새벽(한국시간) 결과 전까지 판을 다시 쓸 수 있는 관문이 세 개 남아 있다.
| 일정 | 이벤트 | 확인 포인트 |
|---|---|---|
| 10. 08 새벽 3시 | 9월 FOMC 의사록 | 인상 결정의 내부 논리. '속도조절'파와 '계속 인상'파의 비중. 워시 의장이 10월을 어떻게 안내했는지의 단서. |
| 10. 14 밤 9시 30분 | 9월 CPI | 최대 변수. 근원 CPI 전월비. 에너지 요인(9월 초 WTI 102달러 터치)이 헤드라인을 밀어올릴 수 있어 근원에 집중해야 한다. |
| 10. 27~29 | 10월 FOMC | 한국시간 29일 새벽 3시 결과, 3시 30분 기자회견. 점도표가 없는 회의 — 성명서 문구와 워시 의장의 톤이 전부다. |
이 중에서도 10월 14일 CPI가 승부처다. 8월 CPI가 근원 +0.3%로 예상을 넘어 인상의 마지막 방아쇠가 됐던 전례가 있다. 이번에는 반대 방향, 즉 근원 +0.2% 이하가 나오면 '연내 1회 추가 인상' 경로 자체가 흔들리고, +0.3% 이상이면 64%의 동결 확률은 다시 50%대로 되돌아갈 것이다.
점도표가 예고한 '연내 1회 추가 인상'을 연준이 10월에 집행할지, 12월로 미룰지, 아니면 데이터가 바뀌어 철회할지 — 이 세 갈래가 10월 14일 밤과 29일 새벽에 갈린다. 동결 확률이 높다는 것은 '동결한다'가 아니라 '시장이 지금까지 그렇게 계산하고 있다'는 뜻이다.
3. 사이사이 — 놓치기 쉬운 일정
큰 그림 사이에 국내 일정이 낄아 있다. 10월 22일 한국은행 금통위에서는 7월·8월 연속 인상(현재 연 3.00%) 이후 첫 갈림길을 맞는다. 한미 금리차는 미국 상단 기준 1.00%포인트 — 미국이 10월에 동결하면 금리차 부담도 일단 멈춘다. 10월 27일에는 한국 3분기 GDP 속보치도 나온다. 같은 날 미국에서는 10월 FOMC가 시작된다.
또 하나, 유가.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 여파로 WTI는 한때 102달러까지 치솟았다. 에너지가 8월 CPI 전년비를 16.3% 끌어올렸던 것을 떠올리면, 유가의 향방은 사흘 뒤 CPI의 헤드라인을 좌우한다. 시장이 근원에 집중하더라도, 헤드라인 쇼크가 심리를 흔드는 순간은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.
4. BTC 관점 — 박스의 목을 조이는 달
BTC는 10월을 8만 5,000달러 부근에서 시작했다. 9월 21일 8만 6,620달러까지 올라간 뒤 3주째 8만 2,000~8만 7,000달러 박스에 머물고 있다. 공포탐욕지수는 70 근방의 탐욕 구간이 유지되고 있고, 현물 ETF로는 순유입이 이어지며 10월 초 상승 과정에서만 1억 달러가 넘는 숏 청산이 쏟아졌다.
구조적으로 보면 BTC는 지금 두 힘 사이에 있다. 하나는 9월 FOMC 이후 회복된 리스크 선호 —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만들어진 흐름이다. 다른 하나는 '4%대 금리의 겨울'이라는 중력. 10월 FOMC가 동결로 마무리되면 첫 번째 힘이 한 번 더 작동할 재료가 되고, 인상이 되면 두 번째 힘이 다시 잡아당긴다.
시나리오 3가지
- 시나리오 A · 동결 + 중립 톤 (현재 시장 합치에 가까움): 연준은 12월 카드를 남겨둔다. 불확실성 해소 랠리가 재현되며 박스 상단(8만 6,000~8만 7,000달러) 테스트. 돌파 여부는 거래량이 결정한다.
- 시나리오 B · 동결 + 매파 톤: 결과는 동결이지만 '12월 인상'을 예고하는 톤. 일단 눌리고 보는 반응. 박스 하단(8만 2,000달러대) 재테스트.
- 시나리오 C · 깜짝 인상: 점도표대로 집행. 채권 금리 재점화와 함께 리스크 자산 전반 조정. 9월과 달리 이번에는 '이미 반영된 인상'이 아니므로 반등의 근거도 약하다.
F1 PRO 관점에서는 8만 7,000달러 부근의 숏 청산 클러스터와 8만 2,000달러대의 수요 존이 박스의 양 끝. CPI(14일)와 FOMC(29일) 사이 구간에서는 박스 중앙 추격보다 양 끝 대응이 유리한 구조다.
5. 결론 — 숫자는 계속 바뀐다
9월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. 한 달 전만 해도 전문가 70%가 동결을 점쳤고, 시장은 인상을 알고 있었다. 결과는 시장이 맞았다. 그리고 지금 시장은 동결에 64%를 걸고 있다.
확률은 지도가 아니라 속도계다. 매일의 데이터가 숫자를 다시 쓴다. 10월에는 그 숫자를 네 번 다시 쓸 관문이 예정돼 있다 — 의사록, CPI, 금통위, FOMC. 속도계를 보며 운전하는 법: 발표 전에는 레버리지로 방향에 목숨 걸지 않고, 발표 후에는 반응의 질로 방향을 확인한다. 9월에 통했던 원칙을 10월에도 그대로 적용할 시간이다.